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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콘도 생활이 한국과 다른 점

by Koriland 2026. 2. 13.

로비에서부터 시작되는 또 하나의 생활 공간

태국에서 콘도에 처음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건 “여기가 정말 집이 맞나?”라는 생각이었다. 한국에서 익숙한 아파트 입구는 비교적 단순하다. 공동현관을 지나면 엘리베이터가 있고, 바로 각자의 공간으로 흩어진다. 그런데 태국 콘도는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면 넓은 로비가 먼저 펼쳐진다. 바닥은 광택이 나 있고, 에어컨은 항상 켜져 있으며, 경비원이나 리셉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방문객은 출입 기록을 남겨야 하고, 엘리베이터는 카드키를 찍어야 층 버튼이 활성화된다. 처음에는 이 절차가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지만, 동시에 안정감이 있었다.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다는 점이 분명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로비 한쪽에는 택배 보관대가 따로 있었고, 직원이 직접 이름을 확인한 뒤 전달해주었다. 한국처럼 집 앞에 택배가 쌓여 있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모든 것이 로비를 중심으로 관리되는 구조였다. 며칠 지나자 그 로비가 단순한 통로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아침에 나갈 때, 밤에 돌아올 때, 경비원과 눈이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를 나누게 된다. 말은 많지 않지만 그 짧은 교류가 공간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다. 한국 아파트가 개인의 사적인 영역을 강조한다면, 태국 콘도는 공용 공간이 확실히 존재감을 가진다. 그리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다가왔다. 단순히 숙소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작은 시스템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수영장과 헬스장이 ‘특별함’이 아니라 ‘기본’이 되는 곳

태국 콘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부대시설이었다. 건물 1층이나 옥상에 수영장이 있는 경우가 흔했고, 작은 헬스장이 함께 있는 곳도 많았다. 처음에는 여행 온 기분이 강했다. 한국에서라면 이런 시설은 고급 아파트나 특정 단지에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칠 지켜보니 이곳에서는 그 시설이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아침 일찍 수영장에 내려가면 이미 운동을 마친 사람들이 물에 몸을 담그고 있었고, 저녁에는 가족 단위로 아이들이 물장구를 치며 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오히려 놀라웠다. 나 역시 더위에 지친 어느 날,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 낮 동안 쌓였던 열기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하늘은 아직 밝았고, 건물 사이로 바람이 불었다. 그 시간은 단순히 수영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헬스장도 마찬가지였다. 거창하게 운동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잠깐 러닝머신을 걷고 돌아올 수 있다. 이런 구조는 하루의 리듬을 바꾼다. 방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용 공간을 이용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다른 주민들을 스치듯 마주친다. 말을 거의 하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운동이나 수영이 ‘특별한 활동’에 가깝다면, 태국 콘도에서는 ‘일상의 일부’처럼 보였다. 더운 날씨와 맞물려 이런 시설이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는 느낌이었다.

개인 공간과 공동체 사이에서 느껴지는 차이

태국 콘도 생활을 하며 가장 오래 남은 인상은 사람들과의 거리감이었다. 한국 아파트에서는 이웃과의 교류가 많지 않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조용히 휴대폰을 보거나, 인사를 나누지 않는 경우도 흔하다. 태국 콘도에서도 모두가 친하게 지내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볍게 미소를 주고받는 장면은 비교적 자주 보였다. 로비에서 택배를 기다리다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끄덕이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가 장난을 치면 어른들이 웃어주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특히 경비원과 관리 직원은 하루에도 여러 번 마주치게 되니,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는 관계가 된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배달 문화였다. 한국처럼 문 앞까지 바로 가져다주는 구조가 아니라, 대부분 로비에서 직접 수령해야 했다. 처음에는 귀찮다고 느꼈지만, 몇 번 반복되니 그 동선이 오히려 일상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로비를 지나며 건물의 공기를 느끼고, 직원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다시 방으로 올라오는 과정이 하루의 리듬을 만든다. 콘도는 완전히 개인적인 공간도 아니고, 강한 공동체 의식을 요구하는 공간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딘가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서비스가 포함된 주거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고, 관리가 생활에 깊이 관여한다. 처음에는 호텔 같기도 하고 집 같기도 한 애매한 감정이 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구조가 나름의 안정감을 준다는 걸 알게 됐다. 방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곳은 잠깐 머무는 숙소가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가 반복되는 공간이다. 태국 콘도 생활은 단순한 숙박 경험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 안에는 공용 공간의 온도와 사람들의 리듬이 함께 섞여 있었다.